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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우울증과 장내미생물의 관련성,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
의학약학 양병찬 (2019-02-07 09:16)

우울증과 장내미생물의 관련성, 대규모 연구에서 확인
@ NPR

소화관과 기타 조직에서 우글거리는 미생물 생태계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뭐니 뭐니 해도 뇌(腦)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제 두 그룹의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우울증 환자에게 부족한 장내미생물 여러 종(種)이 발견되었다. 그런 미생물들의 부재(不在)가 질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많은 장내미생물들이 '어떤 물질'을 생성함으로써 신경세포의 기능(그리고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생물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이 인간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본격적으로 파헤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종전에는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나 동물실험이 고작이었다"라고 아일랜드 코크 대학교의 존 크라이언(신경과학)은 논평했다. 크라이언은 마이크로바이옴과 뇌의 커넥션(microbiome-brain connection)을 가장 강력하게 옹호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현재 장내미생물에 기반한 치료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예컨대,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서는 대변이식(fecal transplant)을 통해 우울증 환자들의 장내미생물을 회복 또는 변화시키는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생쥐를 이용한 많은 연구에서는 장내미생물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의 장내미생물 레퍼토리가 바뀌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울증과 장내미생물의 관련성을 검증하기 위해, 벨기에 루벤 가톨릭 대학교의 예로엔 레이(미생물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과거에 정상적인 마이크로바이옴 평가를 위해 모집된 벨기에인 1,054명의 샘플(Flemish Gut Flora Project; 참고 1)을 면밀히 분석하기로 했다. 참가자들 중 일부(총 173명)는 우울증으로 진단받았거나 삶의 질 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으므로, 연구진은 그들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다른 참가자들의 마이크로바이옴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두 종류의 미생물(Coprococcus, Dialister)이 삶의 질이 높은 사람들의 마이크로바이옴에는 풍부한 반면, 우울증 환자들의 마이크로바이옴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 항우울제 사용 여부 등의 요인을 감안해도, 연구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또한 우울증 환자들의 마이크로바이옴에는 크론병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염증이 장내미생물과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2월 4일 《Nature Microbiology》에 보고했다(참고 2).

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결과는 다른 집단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064명의 네덜란드인에게서 채취된 샘플(LifeLines DEEP project)을 검사한 결과, 우울증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에는 코프로코쿠스와 디알리스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연구결과가 인과성(causality)을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두 그룹에 대한 독립적인 관찰결과에 의해 뒷받침된다"라고 레이는 말했다.

미생물과 기분(mood)을 연결하는 요인을 찾기 위해, 연구진은 장내미생물이 만들거나 분해할 수 있는 물질 중에서 '신경계의 적절한 기능에 중요한 물질' 56가지의 목록을 작성했다. 예컨대, 코프로코쿠스는 도파민과 관련된 경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낙산염(butyrate)이라는 항염물질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파민은 우울증에 관여하는 핵심물질이며, 염증증가는 우울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생물의 부재와 우울증을 연관 짓는 것은 생리학적 타당성이 있다"라고 미국 럿거스 대학교의 세라 캠벨(생리학)은 말했다. "그러나 소화관에서 만들어진 미생물의 화합물이 뇌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은 알 수 없다. 한 가지 가능한 경로는, 소화관과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참고 3)이다."

"마이크로바이옴과 뇌의 커넥션을 밝히면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레이는 말했다. 실제로 일부 의사와 업체들은 이미 우울증 치료를 위한 프로바이오틱스(경구 미생물 보충제)를 물색하고 있지만, 그들이 연구하는 프로바이오틱스에는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미생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바젤 대학교의 앙드레 슈미트(임상 신경과학)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는데, 그 내용인즉 40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대변이식 전후의 정신건강과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슈미트와 다른 연구자들은 "우울증과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관련성이 확립되려면 좀 더 많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우울증과 마이크로바이옴 간의 관련성을 제일 먼저 제기한 사람 중의 한 명인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스벤 페테르손(실험생물학)은 이번 연구결과를 가리켜 “임상계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정신건강 환자를 치료할 때, 마이크로바이옴 프로파일링을 고려하라)”라고 했다.

※ 참고문헌
1.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52/6285/560
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4-018-0337-x
3.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9/your-gut-directly-connected-your-brain-newly-discovered-neuron-circuit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97953&SOURCE=6)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19/02/evidence-mounts-gut-bacteria-can-influence-mood-prevent-de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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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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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동쥐  (2019-02-12 18:25)
마이크로 바이옴 연구가 믿음직스러우려면, 참여자의 식사를 모두 같게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고 샘플을 추출하다보니 결과를 믿기가 참 어렵다. 단, 하루만 식사를 다르게 해도 마이크로바이옴이 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550413118300548), 긴 세월동안 다르게 먹었을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한다면, 우울증이 마이크로바이옴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인지, 섭취한 음식때문인지 누가 알 수 있을까.. 많은 마이크로바이옴연구는 식사를 고려하지 않아 참 믿음직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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