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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협주곡 2-24] 모두가 함께하는 과학
오피니언 안희경 (2019-01-14 10:14)

영국 동쪽 끝에는 인구 13만1의 작은 도시 노리치가 있다. 중세시대에는 암스테르담과의 해상 무역을 통해 성장하며 영국에서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였지만, 산업혁명 시기 뒤쳐지는 듯 싶더니, 다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빠른 경제 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된 요인은 생명과학 연구와 디지털산업 등이다2.

노리치 시내에는 중앙 도서관과 BBC 방송국 등이 밀집해 있는 포럼(the Forum)이라는 건물이 있다. 그리고 이 곳이 바로 유명한 과학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그 세 번째 행사가 올해 10월에 9일 동안 열렸다. 첫 행사가 열린 2017년에 누적 인원 76,700명 이상이 행사에 참여했는데3, 이들 중 57%가 오직 이 행사를 위해 도시를 찾은 사람들이었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30대부터 50대가 참석 인원의 절반을 차지했고, 55세 이상이 23%, 18세 미만이 16%였다. 올해 행사의 참석 인원은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4.

첫날 ‘물의 날’을 시작으로 축제가 펼쳐진 9일간, ‘자연의 날’, ‘우주의 날’, ‘공학의 날’, ‘화학의 날’ 등 매일 새로운 주제의 부스가 세워졌고, 관련된 강연과 체험활동이 펼쳐졌다. 특히 축제 마지막 날은 ‘경계 없는 과학의 날 (Science without borders day)’로 지역 내 대학교와 연구소의 부스가 세워져, 지역의 최신 연구를 직접 볼 수 있게 꾸며졌다. 현직에 있는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교수 등이 본인의 연구를 대중에게 직접 설명하는 ‘Soapbox science’도 마련되었다5. 한마디로 옆집 사는 과학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날인 셈이다.

축제 마지막 날, 각 연구소의 부스들은 화려했다. 각 연구소의 목적을 충실히 반영했을 뿐 아니라,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끔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였다. 유전체 분석과 생명정보학 연구소 부스에서는 연구소 소속 Ned라는 대학원생의 유전체 분석을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Ned-ome)6. 실시간으로 Ned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화면 옆에는 유전체 분석 기법인 DNA 염기서열분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레고 모형이 있었다. 네 가지 색깔의 레고 블록을 원하는 대로 짜맞추면 RGB sensor가 색깔을 읽으며 이를 DNA 염기서열 AGCT로 전환하여 컴퓨터로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을 이용해 관람객들이 만든 레고 염기서열을 읽고 유사한 유전자를 BLAST로 찾아주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의 유전 정보가 실시간으로 읽히고 있다는 신기함에 부스의 줄은 줄어들 줄 몰랐다.

식물병리학 연구소 부스에도 다양한 체험활동이 마련됐다. 녹병에 걸린 밀 잎을 확대경으로 관찰하는 활동과, 가로수 잎으로 영양 배지에 자국을 남겨 잎 위의 미생물을 증식시키는 활동 등이 진행되었다. 어린이들이 체험활동에 심취해 있는 사이, 성인들은 식물 병저항성의 원리처럼,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연구소의 최신 성과인 GMO 제작에 대한 비판도 종종 들렸다. 과학 축제에 자원한 대학원생, 박사후연구원, 그리고 교수들은 본인이 가진 지식을 총동원해 질문들에 답해 나갔다. 깨달음을 얻은 환한 눈빛들이 있었는가 하면, 열띤 설전도 펼쳐졌다.

그렇게 축제 마지막 날, 준비한 과학자들과 참여한 관람객 모두 함께 과학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과학이 언제부터 이렇게 함께 즐거운 활동이었던가?

과학이라는 활동은 오랫동안 대학 안에서, 그리고 실험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활동이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과학자가 연구를 들고 시민 사회로 나오는 것이 이상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과학은 실험실 밖 모든 곳에 있다. 식물병리학 연구소 부스를 찾아온 할머니 한 분은 집 앞 참나무를 꾸준히 관찰하며 병명을 알고 싶다고 질문해왔다. 그분에게 과학 활동이란 집 앞의 나무 관찰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활동이다.

반대로 하나의 실험실 안에도 온 사회가 들어 있다. 우선 과학자들의 모든 실험 활동 이면에는 이를 지원하는 사회의 뒷받침이 있다. 물론 사회가 연구비를 통해서만 실험실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실험실의 일원들 또한 모두 사회의 구성원이다. 이들의 사회적 경험은 실험실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실험실 자재의 입고에서부터 폐기물 처리까지 실험실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은 사회에서 정한 규정을 따른다. 실험실이 은밀하기만 한 장소가 아니고, 과학이 연구소에만 갇힌 활동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실험실을 둘러싼 사회와, 실험실 밖에서 펼쳐지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하다. 실험실 안의 사람들에게는 실험실이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그리고 실험실 밖의 사람들에게는 실험실이 1년에 한 번 축제 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늘 가까이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기기를 기원한다.


※ 주석
1 2011 UK Census (2019-01-04)
https://www.ons.gov.uk/census/2011census
2 "Experts say Norwich’s economy will grow faster than most other UK cities in 2018" Eastern Daily Press (2019-01-06)
https://www.edp24.co.uk/business/norwich-s-economy-set-to-grow-faster-than-many-other-uk-cities-in-2018-experts-say-1-5339115
3 Norwich Science Festival 2017 Review (2018-11-03)
https://norwichsciencefestival.co.uk/about/norwich-science-festival-2017/
4 "Norwich Science Festival 2018 celebrates 'overwhelming' success" Eastern Daily Press. (2019-01-03)
https://www.edp24.co.uk/news/education/summary-of-norwich-science-festival-2018-overwhelming-success-1-5763591
5 Norwich Science Festival 2018 (2018-11-03)
https://norwichsciencefestival.co.uk/
6 Sequencing the NedOME. (2018-11-05)
https://twitter.com/EarlhamInst/status/1056093147514748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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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경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영국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시작했다. 식물학을 연구하고 있으며, 과학사에도 관심이 많다. 식물에 관한 연구를 소개하는 <초록으로 본 세상>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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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Rivas  (2019-01-15 08:33)
안희경 선생님 네이버 블로그 재밌게 읽었습니다만... 극단적인 주장들이 난무한 과학협주곡에 필진이 되셨네요.... 치우치지 않고 재밌게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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