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G-WINDOW 처리영역 보기]
즐겨찾기  |  뉴스레터  |  오늘의 정보 회원가입   로그인
BRIC홈 동향
웨비나 모집
스폰서배너광고 안내  배너1
전체보기 Bio통신원 Bio통계 BRIC View BRIC이만난사람들 웹진(BioWave)
목록
조회 1472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잉카제국의 흥망사, 라마의 똥 속에 있소이다.
생명과학 양병찬 (2019-01-09 09:28)

Andean llamas at Machu Picchu in Peru
Andean llamas at Machu Picchu in Peru / @ Pixabay.com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를 기습한 한니발의 역사는 코끼리가 아니라 말(馬)의 똥에 쓰여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참고 1).

그런데 잉카제국의 역사는 '라마(llama)의 똥'에 잘 쓰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페루 고지대의 말라붙은 작은 호수에서 "라마의 똥을 먹고 산 진드기가 '라마의 개체군 증가'를 관통하는 역사적 사건들을 철저히 추적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 사건들 속에는 잉카제국의 흥망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테니 말이다. 그들이 사용한 '과거 엿보기' 방법은 흔히 사용하는 방법, 즉 '똥 속에 사는 균류의 포자(fungal spore)'를 사용하여 과거의 환경조건을 추적하는 방법에 비해 특정한 환경에서 훨씬 더 정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고대 호수인 마르카코차(Marcacocha)는 현재 안데스 산맥 높은 곳에 있는 습지(wetland)로, 잉카제국의 도시 오얀타이탐보(Ollantaytambo)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200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마르카코차는 작은 풀(pool)이었으며, 그 주변은 라마의 등에 짐을 실은 잉카의 카라반들이 자주 쉬어가는 풀밭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소금이나 코코아잎과 같은 교역품을 운반하는 수천 마리의 라마는 호수의 물을 마시며 분지를 가로지르는 동안, 엄청난 양의 똥을 투하했을 것이다. 그 똥은 호수 속으로 씻겨 들어가 오리타비드 진드기류(oribatid mite)에게 먹혔는데, 그들은 호수에 사는 거미의 친척으로 길이가 겨우 0.5mm에 불과하다.

더 많은 라마들이 마르카코차를 건널수록 진드기들은 더 많은 똥을 먹어야했을 테니, 진드기의 개체군은 더 많이 증가했을 것이다. 그 진드기들은 죽어서 호수의 진흙 속에 묻혔고, 그로부터 수 세기 후 영국 서섹스 대학교의 고생태학자 알렉스 쳅스토-러스티가 퇴적물의 코어에서 그들을 발견할 때까지 고이 보존되어 있었다.

코어의 각 층(層)에서 진드기의 마릿수를 헤아리는 동안, 쳅스토-러스티는 '잉카제국이 안데스 산맥을 지배하던 시기(1438 C.E. ~ 1533 C.E.)에 그들의 개체군이 팽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스페인이 도착한 후, 코어 속의 진드기 마릿수는 급감했다. 왜냐하면, 스페인이 잉카제국을 정복하던 중과 그 이후, 수많은 안데스 원주민과 동물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라고 쳅스토-러스티는 말했다. 유럽의 소와 돼지들이 몰려들어와 호수에 다시 똥을 싸기 시작하자 진드기의 개체군은 다시 증가했지만, 천연두라는 전염병이 그 일대를 초토화한 1720 C.E.쯤 다시 크게 감소했다.

진드기의 기록에 흥미를 느낀 쳅스토-러스티는 "다른 '똥 먹는 미생물'들은 내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예컨대 초식동물의 똥을 먹고사는 스포로미엘라(Sporormiella)라는 균류의 포자는 종종 대형 초식동물(예: 빙하기의 거대동물인 마스토돈과 매머드)의 과거 개체군을 추적하는 데 사용된다. 왜냐하면 스포로미엘라 포자의 갑작스런 감소는 종종 그 동물들이 멸종한 징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쳅스토-러스티는 마르카코차의 코어에서 스포로미엘라의 개체군이 융성하고 쇠퇴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흥망주기는 진드기의 개체군 변동이나 그 밖의 (라마의 급감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역사적 사건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는 차라리, 포자는 건기(乾期), 즉 호수의 크기가 작아져 라마가 호수의 한복판 가까이에 똥을 눌 수 있었던 시기(이것은 침전물의 코어에서 라마의 똥이 발견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에 급증하고, 호수가 커진 시기에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마르카코차와 같이 작고 얕은 호수들의 경우, 스포로미엘라 기록은 과거 초식동물의 개체군에 대한 정보를 오도하기 쉬운 것으로 보인다. 쳅스토-러스티는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월 8일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기고했다(참고 2).

플로리다 공대의 마크 부시(고생태학)는 "마르카코차의 환경은 스포로미엘라 연구에 부적절하다"고 동의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진드기는 흥미로운 대안을 제시하지만, 다른 장소에서 '진드기의 마릿수와 초식동물의 개체군 크기 간의 관계'를 검증한 연구결과가 부족하다. 따라서 진드기가 정말로 정확한 대용품이 될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쳅스토-러스티는 다른 연구자들이 다른 침전물 코어에서 오리타비드 진드기류의 마릿수를 헤아려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만 진드기가 - 마르카코차 말고도 - 언제 어디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연구하는 호수의 진흙에서 뭐가 발견될지 모른다. 모든 미생물, 특히 똥을 먹는 미생물들은 면밀히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 똥으로 보는 세계사(II)

2000년 전의 똥을 분석한 결과, 실크로드를 따라 전염병이 전파된 과정이 밝혀졌다.

▶ "증거는 종종 푸딩 속에 있지만, 간혹 똥 속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중국 서부에서 일어난 일이다. 과학자들은 2000년 된 인간의 똥 속에서 화석화된 장내 기생충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실크로드를 따라 퍼져나간 감염병의 첫 번째 증거다.

가혹한 기후와 변소의 돌담 때문에 보존된 똥은, '위생막대' 속에 축적되었다. (위생막대란 대나무를 말하는데, 그 속에는 아랫도리를 닦는 데 사용되는 천 조각이 들어 있다.) 1992년에 (여행객들이 먹고 자는) 중간기착지에서 발견된 대나무는 지금까지 박물관에 보관된 채 잊혀졌다.

대나무와 쪼가리들은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로 운반되어, 과학자들의 검사를 받았다. 과학자들은 현미경으로 대변을 관찰하여 네 가지 기생충의 알을 발견했는데, 그중에는 중국의 습지에 서식하는 간흡충이 포함되어 있었다. 중국인들은 물고기를 섭취함으로써 간흡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대나무는 (여전히 건조하고 가혹한) 타클라마칸 사막의 동쪽 가장자리에서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간흡충이 그로부터 2,000킬로미터 떨어진 오늘날의 광동 주의 습지에서 유래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결론내였다. 2016년 7월 22일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는, 두 가지 사실을 암시한다. 첫째, 감염병은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하며 그 일대에 쫙 퍼졌다. 둘째, 이 시기의 여행객들은 비단 말고도 많은 것을 운반했다.

※ 출처: https://www.sciencemag.org/news/2016/07/ancient-poop-shows-how-diseases-may-have-spread-along-silk-road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mag.org/news/2016/04/ancient-horse-dung-may-show-where-hannibal-crossed-alps
2.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05440318304990?dgci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19/01/mites-feed-llama-poop-may-track-rise-and-fall-incan-empire

  추천 1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보기 >
[바이오토픽] 동영상으로 보는 순치음(脣齒音)의 비밀 - 인류의 언어를 바꾼 식생활
프렌드십(friendship), 패밀리(family), 펀(fun), ...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뭘까? 이것들은 인간의 경험에서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첫 번째 문자가 '에프(f)'라는 공통점이 있다.
[바이오토픽] 유전자편집을 이용한 육종(育種): 딴 아버지의 정자 만드는 대리부(代理父)
생식생물학자들은 바람직한 형질(desirable trait)을 가진 가축을 생산하는 특이한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 내용인즉, 대리부(surrogate father: 유전자 편집을 통해 자신의 정자를 생산할 수 없게...
[바이오토픽] 이미 승인된 무좀약, 난치성 낭성섬유증 환자에게 새 희망
낭성섬유증(cystic fibrosis) 환자들은 열 명 중 한 명꼴로 현행 치료법이 듣지 않아, 숨가쁨과 폐렴 및 기타 감염증의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곤 한다. 3월 13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미...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댓글 0
등록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5년전 오늘뉴스
[아이디카의 꽃.나.들.이]12. 동강의 수호천사 동강할미꽃
암 세포의 대사를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
양심없는 者, 당신은 뚱뚱해...이화여대 의대 김형래 교수팀, 한국인의 성격...
연구정보중앙센터
위로가기
동향 홈  |  동향FAQ  |  동향 문의 및 제안
 |  BRIC소개  |  이용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BRIC. All rights reserved.  |  문의 member@ibric.org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RSS서비스 RSS
다윈바이오
1553024615 0.53324300
1553024616 0.12986200
0.59661912918091 초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