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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태에세이] 언제, 어디서나 플라스틱의 역습 (下)
오피니언 이탈 (2018-12-13 13:23)

우리나라가 1위다. 바로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 말이다. 지난 60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20배나 늘었다. 그중 14%만이 재활용됐다. 또한 그린피스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만들어진 플라스틱 83억 톤 중 버려진 플라스틱이 63억 톤이다. 이 플라스틱의 무게 중 단 9%만이 다시 쓰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해양 플라스틱은 가난한 나라로 흘러들어 간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재앙의 연대기(年代記)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과연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의 문제가 개인의 책임인가, 기업의 사회적 책무인가, 아니면 국가적 사안인가 하는 점이다. 일회용품 사회는 이미 도래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재앙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에도 『위장환경주의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카트린 하르트만, 에코리브르)가 출간돼 ‘그린워싱’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세상에는 진짜와 가짜 소식이 섞여 있다. 플라스틱 오염이 환경오염 중 가장 심각하다는 언론 발표는 사실이다.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부피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발표도 사실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은 진짜 문제를 보지 못한 근시안적 주장이다. 단지 플라스틱을 낭비하는 개인들 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면, 개개인의 습관을 고치면 문제를 얼마든 바꿀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하지만 이러한 발표는 거짓이다. 소비자만 비난해선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1950년대 초반 앤하이저-부시(Anheuser-Busch. 병맥주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기업)나 코라-콜라(Coca-Cola) 같은 거대 음료 회사들은 필립 모리스(Phillip Morris) 등을 따라 ‘미국을 아름답게(Keep America Beautiful)’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었다. 단체는 대중에게 환경적 관리를 부추기고 교육시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단체는 광고위원회와 힘을 합친 뒤 ‘리터버그(공공장소에서 쓰레기 버리는 사람. litterbug)’이라는 문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한 강변에서 수거된 쓰레기들. 정말 심각하다. 사진 = 그린피스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

20년이 지나 이 단체는 ‘눈물 흘리는 인디언’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속 아메리카 원주민 하나가 수풀이 우거진 밀림 속에서 카누를 타고 있다. 앞으로 노를 저어 나아갈수록 물 위로 쓰레기가 하나씩 나타나고 주위 배경은 점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과 강변으로 바뀐다. 해안가에 도달할 때쯤 원주민은 쓰레기 더미와 마주한다. 바로 옆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에서 쓰레기 뭉치가 원주민 발 아래로 던져진다. 확대된 원주민 얼굴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광고를 본 시민들은 환경오염 문제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또한 원주민의 모습을 안쓰러워했다. 광고는 원주민 학대 역사 및 환경파괴에 대한 문제의식을 시민들에게 제시했다. 광고는 강력한 상징물로써 국가적 죄의식을 공유하고 행동 변화를 유도했다. 마케팅에는 좋은 의도보다 이윤 확보라는 의도가 더 담겨 있었다. 최근에도 미국의 광고위원회와 ‘미국을 아름답게’ 단체는 “나는 재활용되고 싶어요.”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역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려는 의도와 동시에 개인들의 책임을 부각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언뜻 보면 기업이 만든 비영리 단체의 노력들은 정당해 보인다. 하지만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모호하게 만들어버리는 측면이 있다. 녹색성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는 하나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공존이 아닌 기업의 성장을 목적에 두고 있는 것이다. 작가 헤더 로저(Heather Roger)를 포함해 다수의 언론들은 비영리 단체의 목적을 파악했다. 즉 기업용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특히 헤더 로저는 책과 다큐영화『사라진 내일 : 쓰레기 더미에 가려진 삶(Gone Tomorrow : The Hidden Life of Garbage)』를 통해 자본주의 사악한 얼굴을 고발했다.  

영국 템스강에 쌓인 쓰레기들. 그중 플라스틱 일회용품이 눈에 띈다. 사진 =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식탁으로 들어온 정치

1953년 미국 버몬트 주는 ‘음료 용기 법(Beverage Container Law)’ 일부를 통과시켰다. 리필 할 수 없는 음료 병을 판매 금지한다는 법안이었다. 그 해는 ‘미국을 아름답게’ 단체가 설립된 해였으며 일회용 포장지 개발이 막 시작되던 때이기도 했다.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만들 생산품과 짝지어 팔리게 될 일회용 포장지 양을 계산하며 이윤에 들떠 있었다. 그에 반해 포장지를 재사용하거나 재활용 또는 처리하는 역할 따위는 거의 생각지도 않았다. ‘음료 용기 법’은 제조사들에게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선 법안이 통과되는 걸 강하게 반대했으며, 4년 후 버몬트 입법자들은 결국 이 법안을 소멸시키기에 이르렀다. 이후 일회용 포장지 산업은 거의 20년 동안 자유롭게 확장되었다. 

‘미국을 아름답게’ 단체와 다른 산업 로비 단체들은 1971년 오리건 주가 제안한 ‘병 청구서’ 법안 역시 반대했다. 법안은 음료 용기에 5센트를 부과한 뒤 용기를 반환 시 환불해주자는 것이었다. 환불 법을 받아들였던 미국 10개 주의 경우 약 60%의 용기 회수율을 기록했다. 반면, 법안이 없는 주의 경우 회수율은 24%에 불과했다. 음료 업체는 정부의 병 회수금 법안을 무산시키려 1989년에서 1994년 사이 무려 1,400만 달러를 소비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을 아름답게’ 단체가 이룩한 가장 큰 성공은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 환경 운동 부분에서 명성을 얻었다는 점과 환경의 책임을 대중에게 전가했다는 점이다. 이 환경 단체는 대중의 비난을 받는 ‘리터버그(litterbug)’들에게 상당한 벌금을 물리거나 수감 생활을 하도록 법적 프레임을 설정했다. 그에 반해 여러 위험을 초래한 플라스틱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거의 책임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로써 일회용품 사회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소비문화는 그대로 대중문화와 마구잡이로 섞여 여러 나라들로 전파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재활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사진 =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우리의 삶을 주도하는 법적 시스템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 일회용품의 국민 수용성 ▲ 기업의 플라스틱 생산을 유리하게 하는 법적 시스템 ▲ 개인한테 부여된 막중한 책임 전가 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재활용 가능한 음료병과 테이크아웃 용기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러나 식당과 주유소 대부분에 재활용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소비자들은 스스로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과 탄산음료 사는 걸 피해야 한다. 어떤 플라스틱 유형이 환경에 더 안전한지, 주전자 등 조리도구는 어느 부분까지 플라스틱 제조가 허용되는지, 일회용 의료 기구는 어디까지 수용 가능한지 등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려 하지만 엉터리 친환경 제품들이 소비자를 속이고 가격을 올리는 사태도 빈번하다. 이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격이다. 사실상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의 홍수 속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유럽에서 플라스틱은 30%가 재활용 된다. 반면 미국은 9% 뿐이다. 미국의 쓰레기 관리 체계는 훌륭하지만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부분은 형편없다. 한편, 1992년부터 재활용을 목표로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의 45%를 수입해 온 중국이 문을 닫고 있다. 

미래 이정표를 제시하는 과학 연구

전문가들은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통제하기 위해 세계는 3가지 단계를 밟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첫째, 물병, 비닐봉투, 빨대, 기구 등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품목을 현저히 줄일 필요가 있다. 정부는 플라스틱 병과 기타 용기에 환불금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플라스틱 빨대 같은 일회용 품목은 이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용도로만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몇몇 미국 주에서 이런 노력이 법으로 채택되었고, 캘리포니아와 영국에서는 검토 중에 있다. 

캘리포니아와 하와이는 계산대에서 제공하는 무료 비닐 봉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10개 주의 경우 엉뚱하게도 플라스틱을 규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선제 법을 지니고 있다. 기업의 로비 활동 결과다. 플라스틱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법안들에 맞서 ‘비닐 봉투 연합 보호(Save the Plastic Bag Coalition)’나 ‘미국비닐봉지협회(American Progressive Bag Alliance)’ 등을 만들고 여전히 고객의 재정이나 선택의 자유를 들먹이며 맞서고 있다. 

둘째, 폐기물이 환경으로 유출되지 못하도록 쓰레기 수집과 재활용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과 개인의 노력이 강조된다. 폴 하켄(Paul Hawken)이나 윌리엄 맥도너(William McDonough)와 같은 녹색 자본가들은 재활용, 재사용, 완전 분해 상품에 대한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녹색 자본가들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생산 시스템과 원자재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셋째, 소비자들은 거짓 선동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리터버그((litterbug)’가 지구 생태 재앙에 전적으로 책임 있는 건 아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정부에 병 환불제도, 비닐 봉투 세금,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생산자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 없이 성장할 수 없다. 맥도날드의 경우, 소비자와 환경 단체의 수많은 탄원 끝에 올해 말까지 스티로폼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2025년까지 지속가능한 포장재로 모두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넷째, 과학자들의 노력이다. 플라스틱이 활용되리면 분해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대체재를 마련하는 건 둘째치고서라도 말이다. 현재 플라스틱 씹어 먹는 세균을 이용해 토양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 중에 있다. 

오늘날 거대해진 플라스틱 문제는 플라스틱 오염의 증가를 통제하지 않고 허용한 관대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했다. 10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인구는 무려 4배 이상 늘었다. 1일에 1명씩 1kg의 플라스틱을 소비한다면, 그 양은 지구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깨끗한 도시와 강과 해변, 더불어 책임 있는 인류는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적 인식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플라스틱의 역습은 문제의 초점을 소비자, 기업, 국가 중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참고 사이트

https://www.alternet.org/story/21651/litterbug_world

https://blogs.scientificamerican.com/observations/more-recycling-wont-solve-plastic-pollution/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from-fish-to-humans-a-microplastic-invasion-may-be-taking-a-toll/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solving-microplastic-pollution-means-reducing-recycling-mdash-and-fundamental-rethinking1/

https://www.youtube.com/watch?v=m1LWWSpl82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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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교수신문> 과학전문기자)
학부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학술기자, 탐사보도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과학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차원에서 과학철학에 대한 고민이 많고, 영화와 연극, 음악을 좋아한다. 현재 <동아일보>에 과학에세이를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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