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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2018 노벨생리의학상: 암면역요법
의학약학 양병찬 (2018-10-02 09:22)

2018 노벨생리의학상

2018년 10월 1일,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산하 노벨총회는 미국의 제임스 P. 앨리슨과 일본의 혼조 타스쿠(本庶 佑)에게 「2018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은 「음성적 면역조절(negative immune regulation) 억제에 의한 암 치료법」을 발견했다.

개요

매년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癌)은 인류의 보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2018 노벨생리학상 수상자들은 인체의 면역계가 본래 보유한 종양공격 능력(ability of our immune system to attack tumor cell)을 자극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암치료 원칙을 확립했다.
제임스 P. 앨리슨은 면역계에 브레이크를 거는 기지(旣知)의 단백질을 연구했다. 먼저, 브레이크라는 족쇄를 풀 경우 면역계가 활발하게 종양을 공격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런 다음, 이러한 개념을 완전히 새로운 암치료 방법으로 발전시켰다.
한편 혼조 타스쿠는 면역세포에서 미지(未知)의 단백질을 발견한 후 그 기능을 면밀히 조사했다. 그리하여 "그 단백질 역시 브레이크로 작용하지만, 앨리슨이 연구한 단백질과 작용 메커니즘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의 발견에 기반한 치료법은 암과 싸우는 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앨리슨과 혼조는 '면역계에 걸린 브레이크'를 푸는 상이한 전략을 암 치료에 사용하는 방법을 각각 증명했다. 두 수상자의 중대한 발견은 암 치료법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인체의 면역계를 암 치료에 동원할 수 있을까?

암의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 내용인즉,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걷잡을 수 없이 증식하여 건강한 기관과 조직으로 마구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암을 치료하는 접근방법에도 수술, 방사선치료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중 일부는 이미 노벨상을 받았다. 예컨대 전립선암의 호르몬요법(허긴스, 1966년), 화학요법(엘리엇 & 히친스, 1988년), 백혈병의 골수이식요법(토머스, 1990년)이 그러했다. 그러나 진행성 암은 치료하기가 매우 어려워, 새로운 치료전략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걸쳐 '면역계 활성화가 종양공격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리하여 세균감염을 통해 환자의 면역계를 활성화시키려는 시도가 행해졌다. 그런 노력들의 효과는 미미했지만, 오늘날에는 변형된 전략이 방광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좀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많은 과학자들은 강도 높은 기초연구를 통해 면역계를 조절하는 기본적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면역계가 암세포를 인식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하지만 괄목할 만한 과학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암에 대항하는 일반적 전략을 개발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면역계의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

면역계의 기본적인 속성은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별한 다음, 침입한 세균, 바이러스, 기타 위험요소들을 공격하여 제거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어망의 핵심은, 백혈구의 일종인 T 세포(T cell)다. T 세포는 수용체(receptor)라는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수용체는 비자기로 인식된 구조에 결합함으로써 면역계로 하여금 방어활동에 나서게 한다.

그러나 완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려면 수용체만으로는 부족하며, T 세포의 악셀레이터로 작용하는 추가적인 단백질이 필요하다(☞ 첨부그림 참조). 많은 과학자들이 이처럼 중요한 기초연구에 공헌했는데, 그들은 면역세포에 브레이크를 걺으로써 면역활성화를 억제하는 단백질도 발견했다. 결론적으로, 면역계를 제대로 조절하려면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의 미묘한 균형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서 외래미생물을 충분히 공격하는 것도 좋지만, 면역계의 과도한 활성화를 삼감으로써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파괴하는) 자가면역반응을 방지해야 한다.

면역요법의 새로운 원리

1990년대에 미국 UC 버클리의 제임스 P. 앨리슨은 T 세포의 CTLA-4라는 단백질을 연구했다. 그는 CTLA-4가 T 세포에 브레이크 거는 것을 관찰한 여러 명의 과학자들 중 한 명이었다. 다른 연구팀은 그 메커니즘을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표적으로 이용했다. 그러나 앨리스는 전혀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그는 이미 CTLA-4에 결합하는 항체를 개발하여, 그 기능을 차단할 수 있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CTLA-4를 차단할 경우, T 세포의 브레이크를 풀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자극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첨부그림 참조).

앨리슨이 이끄는 연구진은 1994년 말 1차 실험을 실시했고, 괄목할 만한 성과에 고무되어 크리스마스 휴가를 반납하고 실험을 반복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들은 브레이크를 푸는 항체를 이용하여 항종양활성을 촉진함으로써, 암에 걸린 생쥐를 치료할 수 있었다. 제약사들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연구에 열중하여, 앨리슨은 인간의 암을 치료하는 전략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뒤이어 다른 연구팀들도 유망한 결과를 얻었고, 2010년의 중요한 임상시험에서 진행성 흑색종 환자들이 큰 효과를 보았다. 많은 환자들은 잔존하는 암의 징후가 사라졌는데, 그런 현저한 결과는 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그림으로 보는 노벨상

면역관문억제요법의 메커니즘: 악셀레이터 밟기(①②) vs 브레이크 풀기(③④)
① CTLA-4: T 세포가 활성화되려면, T 세포 수용체가 비자기(non-self)로 인식된 다른 면역세포에 결합해야 한다. 추가로, T 세포가 활성화되려면 악셀레이터로 기능하는 단백질도 필요하다. CTLA-4는 T 세포의 브레이크로 기능하여, 악셀레이터의 기능을 억제한다.
② anti-CTLA-4: CTLA-4에 대한 항체(녹색)이 브레이크의 기능을 차단하여, T 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③ PD-1: PD-1은 T 세포의 또 다른 브레이크로서, T 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④ anti-PD-1: PD-1에 대한 항체는 브레이크의 기능을 억제하여, T 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매우 효과적으로 공격하게 한다.

PD-1과 그 (암면역요법에 있어서) 중요성 발견

앨리슨보다 몇 년 앞선 1992년, 일본 교토 대학교의 혼조 타스쿠는 T 세포 표면에 발현된 또 하나의 단백질 PD-1을 발견했다. 그는 PD-1의 역할을 밝히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몇 년간에 걸쳐 실시된 일련의 정교한 실험에서 PD-1의 기능을 세심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PD-1은 CTLA-4와 유사한 브레이크로 기능하지만, 작동 메커니즘이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첨부그림 참조).

혼조와 다른 연구팀의 동물실험에서, PD-1 차단은 유망한 암 치료 전략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PD-1을 인간 환자 치료의 표적으로 활용하는 길이 열렸다. 임상시험이 줄을 이었고, 2012년 실시된 핵심연구에서 다양한 암 환자들이 완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는 너무 극적이어서 다양한 전이암 환자(metastatic cancer)들이 장기적 완화(remission) 및 치료에 이르렀다. 전이암은 종전에는 사실상 치료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던 것이었다.

면역관문요법(Immune checkpoint therapy)의 현황과 미래

CTLA-4 및 PD-1 차단의 효과가 증명된 초기연구 이후, 임상은 극적으로 발달했다. 오늘날 종종 면역관문요법(Immune checkpoint therapy)으로 불리는 치료법은 특정 진행성 암 환자군의 예후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다른 항암제들과 마찬가지로, 심각하고 때로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 이는 과활동면역반응(overactive immune response)에 기인하며 자가면역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관리가능(manageable)하다. 면역관문요법의 효과를 향상시키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정확한 작용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매진하고 있다.

두 가지 치료전략 중에서 PD-1을 대상으로 한 면역관문요법의 효과가 더욱 우수하며, 폐암, 신장암, 림프종, 흑색종 등의 다양한 암에서 긍정적 결과가 관찰되고 있다. 새로운 임상시험에 따르면,  CTLA-4와 PD-1을 모두 겨냥하는 병용요법(combination therapy)이 흑색종에 큰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따라서 앨리슨과 혼조는 종양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상이한 '브레이크 풀기 전략'을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수많은 면역관문요법들이 대부분의 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계류되어 있으며, 새로운 면역관문단백질들이 표적으로서의 가능성을 테스트 받고 있다.

면역계를 암과의 싸움에 동원하기 위해, 지난 100여 년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두 명의 수상자들이 중대한 발견을 할 때까지, 동물실험에서 임상연구로의 도약은 지지부진했었다. 면역관문억제요법은 오늘날 암 치료에 혁명을 가져 왔으며, '암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의료계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핵심논문

Ishida, Y., Agata, Y., Shibahara, K., & Honjo, T. (1992).
Induced expression of PD-1, a novel member of the immunoglobulin gene superfamily, upon programmed cell death. EMBO J., 11(11), 3887–3895.

Leach, D. R., Krummel, M. F., & Allison, J. P. (1996).
Enhancement of antitumor immunity by CTLA-4 blockade. Science, 271(5256), 1734–1736.

Kwon, E. D., Hurwitz, A. A., Foster, B. A., Madias, C., Feldhaus, A. L., Greenberg, N. M., Burg, M.B. & Allison, J.P. (1997).
Manipulation of T cell costimulatory and inhibitory signals for immunotherapy of prostate cancer. Proc Natl Acad Sci USA, 94(15), 8099–8103.

Nishimura, H., Nose, M., Hiai, H., Minato, N., & Honjo, T. (1999).
Development of Lupus-like Autoimmune Diseases by Disruption of the PD-1 gene encoding an ITIM motif-carrying immunoreceptor. Immunity, 11, 141–151.

Freeman, G.J., Long, A.J., Iwai, Y., Bourque, K., Chernova, T., Nishimura, H., Fitz, L.J., Malenkovich, N., Okazaki, T., Byrne, M.C., Horton, H.F., Fouser, L., Carter, L., Ling, V., Bowman, M.R., Carreno, B.M., Collins, M., Wood, C.R. & Honjo, T. (2000).
Engagement of the PD-1 immunoinhibitory receptor by a novel B7 family member leads to negative regulation of lymphocyte activation. J Exp Med, 192(7), 1027– 1034.

Hodi, F.S., Mihm, M.C., Soiffer, R.J., Haluska, F.G., Butler, M., Seiden, M.V., Davis, T., Henry-Spires, R., MacRae, S., Willman, A., Padera, R., Jaklitsch, M.T., Shankar, S., Chen, T.C., Korman, A., Allison, J.P. & Dranoff, G. (2003).
Biologic activity of cytotoxic T lymphocyte-associated antigen 4 antibody blockade in previously vaccinated metastatic melanoma and ovarian carcinoma patients. Proc Natl Acad Sci USA, 100(8), 4712-4717.

Iwai, Y., Terawaki, S., & Honjo, T. (2005).
PD-1 blockade inhibits hematogenous spread of poorly immunogenic tumor cells by enhanced recruitment of effector T cells. Int Immunol, 17(2), 133–144.

수상자 약력

제임스 P. 앨리슨(James P. Allison)
은 1948년 미국 텍사스 주 앨리스(Alice)에서 태어났다. 1973년 UT 오스틴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4-1977년 캘리포니아 주 라욜라에 있는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했다. 1977-1984년에는 텍사스 주 스미스빌에 있는 UT 시스템 암센터, 1985-2004년에는 UC 버클리, 2004-2012년에는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에서 강의했다. 1997-2012년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의 연구원을 겸임했다. 2012년 이후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 부설 MD 앤더슨 암센터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파커 암면역요법 연구소와 제휴하고 있다.

혼조 타스쿠(本庶 佑)
는 1942년 일본 교토(京都)에서 태어났다. 1966년 교토대학교 의학부 의학과를 졸업하고, 1971-1974년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워싱턴카네기 연구소와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1975년 교토 대학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1979년에는 교토 대학교, 1979-1984년에는 오사카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1984년 이후 교토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6-2000년과 2002-2004년 교토 대학교의 연구과장과 학부장을 지냈다.

※ 출처: Nobelförsamlingen(Nobel Assembly at the Karolinska Institute) 보도자료 http://www.nobelprizemedicine.org/wp-content/uploads/2018/10/press_eng.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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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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