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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알츠하이머 단백질은 마치 감염처럼 퍼져나가는 듯
의학약학 양병찬 (2018-01-09 09:42)


The average accumulation of tau protein, represented by the red spheres, as visualized during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scans of 17 subjects with Alzheimer’s disease. / @ Science

과학자들은 사상 최초로 '살아있는 사람의 뇌신경 사이에서 타우(τ) 단백질이 퍼져나간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러한 움직임이 직접 관찰된 건 아니지만,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 병에서 신경퇴행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기억력과 인지능력을 앗아가는 뇌손상의 원인을 밝히는 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타우는 아밀로이드베타(Aβ)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안에서 비정상적인 덩어리를 형성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둘 중 어느 것이 알츠하이머병에 더 중요한지'를 놓고 논쟁을 벌어왔는데, 이는 곧 '어느 것이 최선의 치료 표적인가'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타우 축적물(Tau deposit)은 뉴런 안에서 발견되므로 뉴런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것으로 간주되는 데 반해, Aβ는 뇌세포 밖에서 플라크를 형성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연구진은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와 PET(양전자단층촬영)라는 두 가지 뇌영상화 기법을 이용하여, 알츠하이머병 환자 17명의 타우 축적물과 뇌의 기능적 연결성(brains’ functional connectivity) 지도를 작성했다. (뇌의 기능적 연결성이란 '공간적으로 분리된 뇌의 영역들이 상호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는 정도'를 말한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뇌의 영역에서 타우 단백질이 가장 많이 축적된 곳은 다른 영역들과 단단히 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타우가 마치 인플루엔자를 방불케 하는 방식으로 퍼져나간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 사회적 접촉이 많은 사람들일수록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다.)

연구진이 1월 4일 《Brain》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참고 1), 타우가 그런 패턴으로 퍼져나간다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뉴런경유전파가설(transneuronal spread hypothesis)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가설은 종전에 마우스에게서 증명된 바 있지만, 사람에게서는 증명되지 않았다. "우리는 '타우가 한 장소에서 시작되어, 뉴런과 시냅스들을 가로질러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는 아이디어를 강력히 선호하게 되었다"라고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토머스 코프 박사(임상신경학)는 말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다양한 중증도(severity)라는 관점에서 바라봤으므로, '타우의 축적도가 높을수록 뇌의 영역들 간의 전반적 연결성은 낮아진다'는 점도 증명할 수 있었다. 또한 타우의 축적도가 높을수록 뇌 영역들 간의 연결 강도는 낮아지고, 연결의 무작위성은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타우가 감염처럼 퍼져나간다는 증거는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다"라고 캐나다 몬트리올 신경학 연구병원에서 뇌의 네트워크와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는 네이선 스프렝 박사(신경과학)는 논평했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가 '환자들을 시간경과에 따라 추적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심각한 약점이므로 타우의 전파가 기능적 연결성의 감소를 초래한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하버드 의대에서 PET를 이용하여 ‘신경퇴행질환이 뇌 네트워크의 연결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호르헤 세풀크레 박사다. "이번 연구의 결론은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타우가 전파되는 속성에 대한 종단적 증거(longitudinal proof)나 검증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스프렝 박사는 이렇게 반박한다. "이번 연구에 나타난 전반적인 악화상태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동물연구에서는 타우가 시냅스 간에서 퍼져나가는 과정을 검토한 바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진행성 알츠하이머병이라는 맥락에서, 네트워크의 퇴화 시작이 뇌에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줬다. 단, 샘플의 수가 작은 것은 문제다."

코프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타우의 뉴런경유전파를 증명했다고 확신하고 있지만, "좀 더 많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에서, 뇌영상을 이용하여 개인의 시간경과에 따른 진행상황을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우가 전파된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만약 세포 밖의 시냅스에서 타우를 공격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면, 타우가 퍼져나가기 전에 세포 내부에 가둬둘 수 있을 테니 말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s://academic.oup.com/brain/advance-article/doi/10.1093/brain/awx347/4775021?searchresult=1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1/alzheimer-s-protein-may-spread-infection-human-brain-scans-sugg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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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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