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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10. 그리운 울릉도, 섬노루귀/큰연령초
종합 푸른마음 (2011-11-09 13:55)

- 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아! 울릉도. 말만 들어도 가슴이 울렁거린다. 신라 지증왕 때의 우산국이라는 이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고 혼이 있다고 느껴지는 곳. 독도와 더불어 동해의 작은 점 2개를 만들고 있는 지도상의 섬. 이 섬의 역사적인 의미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푸른 파도가 생각나고 알싸한 향이 느껴지는 곳. 누구든 시간이 허락하면 한번쯤은 들어가 보고 싶은 그 곳, 울릉도.  그 곳엔 철따라 야생화도 풍부하다.

 몇 해 전부터 작심하고 울릉도 식물들을 다 섭렵해보자고 내심 다짐했던 해도 있었는데, 돌아보니 그렇게 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삼월부터 한 달에 한번 정도씩 울릉도에 들어가면 철따라 피는 울릉도 식물을 대충 섭렵할 수 있는데, 방학이 아니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늘 1박 2일이 고작이니, 늘 그 시간이 문제다.



 울릉도 나리분지의 독특한 지형과 우뚝솟은 성인봉은 꽃쟁이들에겐 울릉도에서 야생화탐사 장소로 몇 안되는 매력적인 곳이다. 걸으면서 해안가 식물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은 도동에서 도동등대로 이어지는 해안가와 추산쪽 바닷가를 꼽을 수 있다. 물론 바닷가는 어느 곳이든 그 나름으로 매력적인 풍경을 선사해 주는 곳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리분지에서부터 이른 아침 산행이 시작된다. 나리분지의 원시림 숲속은 낙옆이불 뒤집어 쓴 생명체들의 용트림으로 분주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고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하얀 빛 길 만들 때 이슬맺은 영롱한 잎들은 반짝 반짝 빛을 발한다.  그 때 쯤이면 하얀색, 연분홍색 섬노루귀 꽃잎도 햇살이 투영된 빛 머금고 화사하게 피어나 멋진 하루를 즐긴다. 원시림 숲 속으로 천천히 발길을 옮기면 여기 저기서 예쁘게 치장한 섬노루귀들이 서로 자기 쪽으로 오라고 손짓을 한다. 그 유혹에 이끌려 한참이나 그들과 함께 한다. 세 갈래로 갈라진 잎은 뿌리에서 올라와 동그르르 말리고, 잎 뒷면은 보송 보송 솜털이불 뒤집어 쓰고 있다. 총포 바깥쪽도 하얀 긴 털이 보송 보송 많이도 달려 있다. 화경에도 엽병에도 온 통 털, 진정으로 그대는 털녀로구나. 봄이긴 하지만 아직 울릉도 숲속은 추운가 보지? 추워서 잎도 활짝 펴지 못하고 저렇게 동그르르 말려 있나 보네. 그래서 그 말린 잎이 노루의 귀처럼 생겨서 너의 이름이 섬노루귀로구나.  꽃도 잎도 그렇게 크니 큰노루귀, 왕노루귀라는 이명도 있나 보네.



 때묻지 않는 순백의 모습에 넋이 나갈 정도다. 어떤 꽃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겨우내 그리움을 가슴깊이 간직하면 이렇듯이 아름답게 피어날까?



 울릉도 성인봉과 나리분지의 4월이 너무나 아름다워 흰색, 분홍색 옷을 입은 선녀들이 원시림 숲속으로 내려와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면서 즐겁게 놀고 있구나. 울릉도가 너무 아름다워 즐겁게 놀다보니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 곳에서 터를 잡고 꽃으로 변해버렸구나. 나리분지 성인봉에 터를 잡고 씨앗까지 잉태했으니, 그대는 진정 울릉도의 선녀이어라.


                                                    [섬노루귀 씨앗]

 5월이 지나면 섬노루귀도 꽃은 지고 이렇듯이 새 생명을 잉태한다. 오월의 울릉도 성인봉, 나리분지는 재림한 선녀 섬노루귀 씨앗으로 또 다른 내년을 기약한다. 저 초록 씨앗은 가을이 되면 검은 색으로 익어 빛을 발한다.  그 틈바구니에 또 다른 꽃들이 마음껏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아이가 있으니, 그 이름 큰연령초로다. 큰연령초는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아주 희귀한 식물이다. 연령초와 모든 면에 있어 비슷한데, 자방의 색이 다름을 볼 수 있다.


                                                        [연령초]

위는 연령초로 자방이 흰색임을 알 수 있다.

       
                                                         [큰연령초]

 연령초와 큰연령초는 커다란 드레스같은 잎 3장이 줄기를 감싸고 있는 듯한 형상이고, 그 윗쪽에 한송이의 꽃을 피우는데, 잎도, 꽃받침도, 꽃잎도 각각 3장씩이다. 그래서 3.3.3법칙이 성립되는 식물이다. 내륙에 자생하는 연령초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위에 언급했다시피 자방에서 차이가 난다. 자방의 색이 흰색이면 연령초요, 위 식물처럼 자방이 검은 색이면 큰연령초이다.  고도 400m정도에 위치하는 나리분지에서 성인봉 정상까지 산행 길 내내 원시림으로 덮혀 있고, 섬노루귀와 산마늘(명이나물) 잎, 큰두루미꽃의 잎, 큰연령초로 지천을 이룬다.

  산마늘 잎 사이 사이로 먼저 섬노루귀가 커다란 귀를 쫑긋 세우고는 눈인사를 건네온다. “안녕 포항 아저씨! 나를 보러 이 곳 울릉도까지 들어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맞아요?” 아름다운 드레스로 장식한 큰연령초도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는 눈인사를 건네온다. “에이, 섬노루귀 너보다는 나의 이 멋진 드레스가 보고 싶어서 들어 오신거야. 섬노루귀 너 착각하지마.” ㅎㅎ..  이렇게 나리분지 원시림 4월의 숲속은 아름다운 이야기로 저들만의 세상을 엮어가고 있었다.

 참고로 연영초, 큰연영초인가 연령초, 큰연령초인가? 생물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전자가 맞을 것이고, 국문학적으로 말하면 후자가 맞을 것이다. 인디카 회원이자 국문학자이신 이익섭 명예교수님께서는 늘 연영초, 큰연영초라는 이름에 불만이 많으시다. 연영초는 비뇨기과(泌尿器科)를 비요기과로 쓰는 것과 진배 없고, 이뇨제(利尿劑)를 이요제라고 쓰는 것과 진배 없으니, 꽃 이름도 연령초, 큰연령초라고 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이시다. 꽃이름도 어법상 맞지 않다면 그것을 빨리 수정해서 후학들에게는 올바른 이름을 알려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가 아닐까? 그래서 본인은 이익섭 명예교수님의 말씀을 따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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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 (포항 세명고등학교)

포항 세명고등학교에 부임한지 벌써 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2003년도부터 산행을 하면서 산꽃 들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울릉도, 제주도, 백두산 등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야생화 촬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그 결과 BRIC에 '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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