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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서울대학교 이준호 교수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작(ALT)의 주형으로 사용되는 특정 DNA 부위 서열 발견"

Telomere maintenance through recruitment of internal genomic regions
Nat. Commun., 6: 8189 (2015)

인터뷰 내용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이준호 교수 약력 (PDF파일)

이준호 교수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 부분에 위치하는 구조물로써, 세포분열을 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짧아집니다. 세포의 분열 횟수에 연동하여 텔로미어 길이가 점진적으로 짧아지기 때문에 정상 세포에서 텔로미어는 세포의 분열 횟수를 측정하는 일종의 ‘타이머’ 역할을 합니다. 즉, 정상 세포는 제한된 횟수의 분열을 완료한 이후 자신의 분열을 멈추게 됩니다.

그런데 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설정한 분열 횟수 제한을 극복하고 계속 분열하는 능력을 획득하게 되는데, 여기에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할 수 있는 기작이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대표적으로 텔로머레이즈라는 역전사효소는 암세포에서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그런데 15% 가량의 암세포는 텔로머레이즈 활성이 없는데도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할 수 있는데, 이들이 이용하는 텔로미어 유지기작을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작(ALT)라고 부릅니다.

ALT는 텔로머레이즈 효소와 달리 자체 주형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염색체 내부 혹은 핵 내부에 위치하는 특정한 DNA 주형을 이용하여 텔로미어 길이를 늘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 연구에서는 유전학 모델 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하여 ALT의 주형으로 사용될 수 있는 특정한 DNA 부위인 TALT라는 서열을 발견하였습니다. 인간 ALT 암세포에서는 기존의 텔로미어 서열과 약간 다른 텔로미어 서열이 텔로미어를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지만 꼬마선충의 TALT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서열이 인간 ALT에도 사용된다는 것이 보고된 바는 아직 없습니다. 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본 연구의 확장된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ALT를 이용하는 암세포는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만약에 TALT가 ALT 암세포의 새로운 DNA 시그니처로서 검증이 된다면 ALT 암세포의 진단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기존의 ALT 연구는 ALT가 암세포와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 켜지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억제 기작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수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ALT를 능동적으로 억제하는 기작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텔로미어 길이가 감소함에 따라 나타나는 텔로미어 구조의 다양한 변화가 그 자체로 ALT 기작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ALT 세포의 텔로미어에는 TALT와 같은 다양한 텔로미어 변형 서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염색질(chromatin) 구조에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변화한 텔로미어 구조에는 다양한 세포 내 단백질들이 결합하여 이후 텔로미어 복제를 일으키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ALT는 단순히 암세포의 텔로미어 유지기작으로 사용되는 비적응적인 변화가 아니라 진핵생물 진화 초기 혹은 텔로머레이즈를 잃어버렸을 때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할 수 있는 백업기작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연계에서는 텔로머레이즈를 가지지 않는 다양한 생물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데 이들은 TALT의 경우와 유사하게 DNA의 특정 부위를 주형으로 사용하여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합니다. 이러한 개체들은 상동재조합이나 트렌스포존과 유사한 방법으로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진핵생물이 진화하기 이전의 개체들이 가지고 있었던 방식을 텔로머레이즈가 없을 때 다시 활용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report&id=2468 를 참고하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본 연구는 서범석 박사 후 연구원과 김천아 박사과정 학생 그리고 캐나다의 마크 힐스(Mark Hills) 박사가 공동 1 저자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서범석 박사후연구원은 텔로미어 visualization에 관심을 두고 관련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김천아 박사과정 학생은 TALT의 복제 기작 및 진화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마크 힐스 박사는 유전체 서열 데이터를 bioinformatics 기법을 이용해 분석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성상현 박사과정 학생과 당시 학부생이었던 김은경 박사과정 학생이 논문 진행에 참여하여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논문이 널리 읽힐 수 있도록 좋은 모델을 그리는 데 임성희 박사과정 학생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종식 교수님 연구실에서 다양한 유전체 분석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연구실 구성원들
사진. 앞-김천아(좌)/이준호 교수(가운데)/서범석(우), 뒤-김은경(좌)/성상현(우)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ALT에 연관된 DNA 시그니처를 발견하였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한다면 가장 큰 한계는 이러한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세포 수준에서 진행되었던 ALT 기작의 연구에서 상동 재조합을 비롯한 다양한 단백질이 ALT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이 아닌 새로운 단백질을 찾기 위한 개체 수준의 유전학 모델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진 않았습니다. 본 연구팀에서 확립한 예쁜꼬마선충 기반의 모델은 ALT에 관여하는 새로운 인자를 유전학적 연구 방법을 이용하여 규명하기 쉬울 것으로 기대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연구 흐름에 따르면 ALT는 단순히 암세포를 만들어내는 비적응적인 기작이 아니라 개체 수준에서 진화적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현상일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따라서 개체 수준에서 ALT의 작동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개체 수준의 텔로미어 유지기작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중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본 연구진은 TALT라는 잘 보존된 특징을 가진 예쁜꼬마선충 시스템을 이용해 개체 수준의 ALT에 관여하는 인자들을 규명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위 논문의 연구는 제가 연세대학교 재직 시 정인권 교수님과 텔로미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과, 서울대학교로 와서 이현숙 교수님이 ALT에 대한 연구 비전을 공유해 주신 것이 토양이 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꼬마선충은 개체 수준에서 ALT를 연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해 낼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는 두 공동 제 1저자들의 고민과 노력이 가장 중요한 동력이었습니다. 같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열심히 하였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 하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우리나라의 연구환경은 20년전에 비교하면 아주 나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겠지요. BK21사업으로 대학원생의 삶의 질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는 점을 당연히 인정하지만, 이제는 개별적인 우수 대학원생의 발굴과 과감한 재정 지원도 될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과학은 좋은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믿습니다. 좋은 질문은 끊임없이 비판적인 읽기와 생각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읽고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고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훌륭한 연구 결과는 뛰어난 두뇌에서 나온다고 믿을 수 있지만 실행이 따르지 않은 가설은 실험과학에서는 그리 힘을 가지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Craig Mello라는 노벨상 수상자가 꼬마선충 연구 후학들에게 해 준 충고는 의외로 ‘Do not be too smart’ 였습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이 연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엄청나게 노력한 우리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와, 이제는 동료로서의 따뜻한 격려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힘들어서 중간에 적당히 정리하고 싶을 때 좌절하지 않는 끈기를 우리 학생들에게서 배웠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서울대 병원의 연구중심병원의 암 유닛에서의 지원이 있어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5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아이셀, 아벨바이오, 솔젠트(주),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관련 사이트 : 2015 국내 바이오 성과ㆍ뉴스 Top 5's, 한빛사 등록 논문, 보도자료

인터뷰에 응해주신 이준호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B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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