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한빛사 그 이후
2014년 1월에 예일대 포스닥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한빛사에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이 느껴집니다. 그 당시 전 중국 북경대에 포스닥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 있었고...
국립종자원 서경인 교수
- 현재의 근황
- 현 소속기관과 연구실/부서 소개
- 진행중인 연구분야 혹은 맡고 있는 업무 내용
- 과학기술인으로서 느낀 보람
-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점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
현재의 근황은 어떠십니까?
2014년 1월에 예일대 포스닥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한빛사에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이 느껴집니다. 그 당시 전 중국 북경대에 포스닥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 있었고, 중국 펀딩을 받기 위해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아서 였을까요. 국립종자원의 채용공고를 보고 주위분들이 한국에서 공무원 시험응시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원하라는 조언에 시험에 응시를 하였고 합격을 하였습니다. 불과 중국 출국 이틀전에 들은 합격소식이라 얼떨떨하고 취소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었지요.
저는 현재 국립종자원 서부지원에서 농업연구사로 신품종 보호를 위한 출원품종의 재배시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 소속기관과 연구실/부서는 어떤 곳인가요?
국립종자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소속기관으로 2014년 7월에 김천혁신도시로 본원이 이전하였고, 본원 4개 과(운영기획과, 종자산업지원과, 식량종자과, 품종보호과), 1개 센터(종자검정연구센터)와 10개 지원(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동부, 서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크게 4가지 주요업무를 소개하자면, 정부보급종 생산ㆍ공급, 품종보호제도 운영, 종자산업육성 지원, 종자검정연구입니다.
저의 경우 종자검정연구센터에서 유전자분석 업무로 6개월을 근무한 후 지금 근무하고 있는 서부지원으로 발령이 나서 현재는 채소작물(박, 호박, 가지), 특용작물(참깨, 땅콩, 구기자), 화훼작물(거베라)에 대한 품종보호 출원품종 재배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맡고 있는 업무는 연구의 성격보다는 행정에 가깝습니다. 품종보호제도는 신품종 육성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지식재산권의 일종이며, 신품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저는 육성자가 출원한 신품종에 대해 재배시험(구별성, 균일성, 안정성)을 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 보고서에 의해 심사관이 품종보호등록 혹은 거절결정을 하게 됩니다.
본업무가 중요한 점은 육성자가 많은 시간과 비용 및 노력으로 개발한 신품종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인으로서 느낀 보람이 있으시다면?
농업연구사의 직급으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갖기 전까지 대학, 기관, 연구소, 벤처회사에서 동ㆍ식물 유전자 분석업무를 포함한 생명과학 분야에서 열심히 연구하며 보람되게 살아왔습니다.
과거의 저의 경력과 많은 다양한 경험들이 현재 제가 맡은 업무를 함에 있어 도움이 되고 있는데, 첫 번째로 유전자 분석 경력은 분쟁대상 종자의 품종진위를 확인하거나 벼품종순도 검정을 하는데 있어서 건전한 종자유통시장을 확립하는데 기여를 하였고, 두 번째로 대학원 시절 교수님과 선배님들에게 배웠던 포장조성방법, 작물재배관리, 통계분석 방법 등은 현재 품종보호 출원품종 재배시험을 하는데 있어서 업무를 빨리 습득하고 다양한 식물을 시험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록 현재는 업무 특성상 연구 과제 및 연구논문 작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기존에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종자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저를 보람되게 하고 있습니다.
관련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공무원이 되고 나서 한동안 방황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2014년 한빛사 인터뷰로 저를 소개했을 때 썼던 글 중 "두 방향에서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후회해 본적이 없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파이펫을 10년이상 놓지 않고 연구만 하던 저에게 파이펫을 놓고 행정업무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극복의 계기는 선배님이 해주신 말씀 중 "그 동안에 네가 그렇게 열심히 생활하고 인정받고 살아온 건 지금의 직업을 갖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마음을 좀 비우고 편안하게 생활하라"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업무에 적응도 되고, 사명감도 생기면서 또 다른 기회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항상 꿈과 목표의식을 갖고 성실히 생활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 다양한 분야로 연구범위를 넓혀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다양한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무엇입니까?
국립종자원에서 종자생명산업의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품종보호발전 및 종자관련 연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인정받도록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롭게 또 다른 기회를 기대하며 실력을 쌓을 것입니다.
이외 기타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작성 부탁 드립니다.
아래사진은 제가 2016년 12월 국립종자원 『씨앗사랑』 사진콘테스트에서 "안전한 종자"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사진입니다. 땅콩포장에서 7월의 폭염 속에 출원품종에 대한 특성조사를 하는 사진인데, 어느 환경에서든지 그곳에 맞게 나를 적응시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도 인정해준다는 것을 믿게 해준 사진이라 올려 봤습니다.
연구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폭염이라는 환경적인 영향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든 시기도 있으시겠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힘내셔서 원하시는 꿈을 꼭 이루시기를 응원합니다.